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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생각 Ethos

『일론 머스크』를 읽고


이번에 월터 아이작슨의 『일론 머스크』를 읽게 되었다. 일론 머스크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상징적 존재이다. 그래서 주의 깊게 이번 책을 읽었으며, 개인적으로 느낀 점을 적어보고자 한다.


1. 재능적 측면


일론 머스크는 이공학적 머리를 타고났다. 그의 인생을 보면, 첫 회사 집투를 매각할 때까지는 타고난 재능이 그를 백만장자로 만들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 일론 머스크가 백만장자가 되는 과정까지는 배울 점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가 위대한 건, 첫 회사를 매각한 이후의 행보다.



2. 의사결정 측면


안티프래질한 선택을 내리지 않는다. 하방리스크를 제한하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리스크를 감수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칩을 All-In한다. 즉 언제나 부도의 가능성을 감수하고 나아간다. 그에겐 실패보다 두려운 것이 있다. 유한한 인생 동안 인류의 진보를 앞당기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망설일 시간이 없는 것이다. 이 지점이 바로 일론 머스크가 특별해지는 포인트다.


보통 사람은 회사가 부도나는 것을 실패라고 정의할 것이다. 김승호 회장은 이런 말을 한다. 사업으로 돈을 벌면, 아내에게 절반의 돈을 주라고 말이다. 아내에게 돈을 주지 않으면, 남편은 계속해서 사업에 재투자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망하게 되면 재기가 어려워진다. 반면, 아내에게 돈을 준다면, 저축을 하거나 안전하게 자산에 투자하게 된다. 그 결과 하방리스크를 제한할 수 있게 되고,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일론 머스크는 인류의 진보를 앞당기지 못하는 것을 실패로 정의한다. 이는 즉, 사업의 성장과 혁신에 제약이 걸리는 것 자체를 실패라고 보는 것이다. 안티프래질하게 의사결정을 하고 망하지 않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어떻게 될까? 과감한 도전을 하지 못할 것이고, 혁신의 속도가 늦춰질 것이다.


이를 통해, 일론 머스크의 가치 체계는 회사의 리스크 헷지보다 인류의 진보를 더 중요시 여김을 알 수 있다. 그 결과 리스크를 극단적으로 감수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자신이 생각하는 비전을 현실화하는데 올인할 수 있는 것이다.



3. 의사결정 측면 II


일론 머스크의 성공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을 꼽으라면, 물리학에 기반한 의사결정이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는 원가를 최대한 줄이고, 규모의 경제로 경쟁우위를 추구했다. 이 과정에서 물리학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일론 머스크는 각 분야의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하되, 그들의 상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전문가가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해도, 끊임없이 한계를 넘어서라고 요구한다. 그리고 실제로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상황이 펼쳐진다. 마치 스티브 잡스의 현실왜곡장처럼 말이다.


일론 머스크가 전문가의 상식에 얽매이지 않고 끊임없이 한계를 넘어서도록 요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물리학에 대한 이해와 물리학에 기반한 의사결정이 토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4. 고통을 감내하는 능력


일론 머스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의 유년 시절, 기관총 난사와 칼부림 사건이 빈번한 환경 속에서 성장했다. 저학년 시절 동급생한테 폭행을 당하는 게 일상이었으며, 동시에 아버지의 정신적·정서적 학대를 견뎌내야만 했다.


이러한 유년 시절을 통해, 후천적으로 고통을 감내하는 능력이 발달하게 된다. 고통의 역치가 높아진 것이다. 이것은 후에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동시적 부도 위기에도 무너지지 않는 멘탈을 갖추는데 영향을 미친다.



5. 생각의 크기


머스크의 2번째 회사, 엑스닷컴은 페이팔과 합병에 이른다. 머스크는 페이팔을 이끄는 CEO가 되지만, 3년 뒤 내부 반란으로 쫓겨나게 된다.


이후 페이팔은 2002년 초 IPO를 하고, 그해 7월 15억 달러에 이베이에 인수된다.


2022년 머스크는 말한다. “만약 제가 페이팔에 계속 남아있었더라면, 1조 달러 규모의 회사가 되었을 겁니다.”


머스크가 페이팔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음과 같았다.


뱅킹과 디지털 구매, 당좌 예금, 신용카드, 투자, 대출 등 모든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스톱 온라인 은행을 만드는 것.


일론 머스크는 은행업계 전체를 혁신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그와 합병한 또 다른 반란 세력들은 동의하지 않았다. 당시 페이팔은 이베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틈새 결제 시스템으로 굳혀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페이팔을 통해 1조 달러(1350조)의 미래를 본 것이고, 그 외 반란 세력은 15억 달러(2조)의 가치로 바라본 것이다.


1350조 vs 2조

무려 675배의 차이가 난 것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결국 회사의 규모는 오너의 생각의 크기에 달려있다. 그리고 때로 거대한 비전은 함께하는 파트너조차 설득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6. 신념의 힘


2008년, 스페이스X와 테슬라는 동시 부도 직전 상황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머스크에게 말했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 중 하나를 포기하라고 말이다.


일론 머스크는 다음과 같이 답한다.


테슬라를 포기할 수 없다. 테슬라를 포기하면, ‘전기차는 안 된다’라는 프레임이 생길 것이고, 그렇게 되면 지속 가능한 에너지에 도달할 수 없을 테니까.


스페이스X를 포기할 수도 없다. 스페이스X를 포기하면, 인류는 영영 다행성종이 될 수 없을 테니까.


일론 머스크는 인류의 진보에 있어, 지속 가능한 에너지와 다행성종으로 나아가는 것을 절대적 요소로 바라봤다. 따라서 인류의 진보라는 핵심가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양자택일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나를 포기하면 다른 하나는 살아남을 확률이 높은 상황이었지만, 설령 둘 다 부도가 나더라도 인류의 진보를 위해 어느 하나 포기할 수 없었다.


이 점이 굉장히 인상 깊었는데, 보다 거시적으로 관조하면 그는 둘 다 선택한 것이 아니다. 사실 하나의 본질에 계속 집중한 것뿐이다. 바로 인류의 진보라는 더 큰 그림에 정신일도한 것이다.


이러한 일론 머스크의 신념은 두 회사 모두 성공시키는 기적을 만들어낸다.




7. 일찍이 형성된 상상력의 원천


청소년기 일론 머스크는 니체, 하이데거, 쇼펜하우어와 같은 실존주의 철학을 접하게 된다. 이로 인해, 삶의 의미를 상실하고 극심한 허무주의로 방황하게 된다. 하지만 다행히도 공상과학 소설로 허무주의를 벗어나고,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로봇과 제국』 소설을 통해, “로봇은 인류에게 해를 끼칠 수 없으며,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인류가 해를 입도록 묵인할 수도 없다.”라는 0번째 법칙과


『파운데이션』 소설에서 주인공들이 임박한 위기에 맞서, 인간의 의식과 지식을 보존하기 위해 은하계의 먼 지역으로 정착민들을 보내는 내용을 통해 다행성 종이라는 아이디어를 얻게 된다.


이 소설들은 후에 스페이스X의 설립의 근간이 된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통해서는 인류의 의식 범위를 우주로 확장해야 된다는 사명을 품게 된다. 그래야 더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공상과학 소설이 미래를 바라보는 상상력에 영감을 준 것이다. 미래를 상상할 수 없으면 애초에 그 무엇도 이룰 수 없다.


인류의 의식 범위를 우주로 확장해야 된다는 사명은 자연스레 2가지로 나아간다.


① 인류가 다행성종이 되어야 한다는 것. 지구가 멸망할 경우, 인류의 의식이 사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 다행성종이 되기 위한 시작점으로 화성에 관심을 갖게 된다. 화성을 가기 위한 로켓을 만드는 것에 주력한다. => 스페이스X


② 인류가 지구에서의 생존을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가장 시급한 문제인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해야, 인류의 의식이 사라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전기차를 만드는 것으로 확장된다. => 테슬라



일론 머스크가 지닌 이공학적 두뇌와 공상과학 소설이 만나 이미 10대 때부터 미래의 청사진이 형성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청사진은 대학생 때, 화성에 갈 수 있는 로켓 제작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원천이 없다면, 결국 최고의 미래는 실현될 수 없다.



8. 혁신을 위한 패도적 인사관리


트위터를 인수하고 직원 8000명 중 6000명을 해고한다. 이 과정에서 눈 하나 까닥 안 하고 감정적 타격을 1도 받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스퍼거 증후군이자 사회성이 극단적으로 떨어지다 보니, 인간관계에서의 공감 능력이 없다. 그래서 직원들의 감정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일론 머스크는 직원이 인류의 진보와 혁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판단하면, 과감하게 해고한다. 그 사람이 과거 힘겨운 시기를 함께하고, 실제 회사 성공에 크나큰 도움을 준 사람이었더라도 말이다.


일을 제대로 못하거나 업무에 대한 질문에 전문적으로 답하지 못하면, 분노와 압박은 기본이며 바로 해고의 협박을 감행한다. 시도 때도 없이, 비상근무 서지를 발동하며, 불가능한 일정에 어떻게든 업무를 완성하라고 명령하는 게 다반사다.


이러한 일론 머스크의 패도적 인사관리는 조직 전반에 항상 위기의식을 부여한다. 직원들에게 강도 높은 업무를 요구하며 워라밸을 포기하게 만든다.


그 결과, 조직 문화가 과거의 성공에 취해 점진주의로 잠식되거나 능력 없는 자의 정치질에 놀아날 수 없게 된다. 머스크에게 발각되는 순간 바로 해고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는 인류의 진보 – 지속 가능한 에너지, 다행성종, AI와의 공존이라는 왕도(王道)와

왕도의 실현을 위해 직원을 비인간적으로 대하고 해고를 서슴없이 하는 패도(覇道)가 통합된 사람이다.


백만장자에서 억만장자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패도적 학습은 필수다. 왕도만으론 억만장자에 이르는 데 한계가 따른다. 회사 규모나 순자산에 맞춰 공격, 배신, 사기, 조직 문제는 항상 뒤따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왕도와 패도를 통합해야 하며, 이것을 왕패병용이라 한다.​



9. 끝없는 위기의식


잠시라도 성공에 안주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혁신한다.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苟日新 日日新 又日新)의 정신을 보여준다.

*구일신 일일신 우일신(苟日新 日日新 又日新) : 진실로 하루가 새로워지려면 나날이 새롭게 하고, 또 날로 새롭게 하라.




마무리하며


『일론 머스크』를 읽고 정리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관통하는 가 존재한다. 제아무리 일론 머스크가 극단적이고 특이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를 통해 공통적으로 흐르는 성공의 맥이 있다.


나폴레온 힐은 과거의 위인들이나 억만장자 등을 연구·분석하여 15가지 성공의 원리를 추출해낸다. 그 결과가 『성공의 법칙』이란 책이다. 현시점에 시대를 반영하지 못한 부분도 많고, 한국의 실정에도 적합하지 않은 부분이 많다.


그러나 나폴레온 힐이 한 작업처럼, 성공한 사람의 전기를 입체적으로 파고들어가면, 그 바탕에 흐르는 맥을 발견하고 끌어낼 수 있다. 그것을 개인에 맞게, 시공에 맞게 변용하여 승화시킨다면, 실제 삶의 극단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게 된다.


스틸밈은 그러한 작업에 집중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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